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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社告)



편집국장, 시애틀 정각사 초파일 기념 법문
편집장  2018-05-26 14:53:06, 조회 : 1,983, 추천 :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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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정각사는 5월 19일에 봉행된 초파일 법회에 본보 편집국장을 법사로 초빙하였습니다. 주지 정업 스님은 건강 문제로 직접 법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관점과 언어로 부처님 말씀을 해설하고 전파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초파일 당일에 법문을 의뢰하였습니다. 이날 법회에는 토요일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각사 신도 약 50여명이 참석하여 1부와 2부 법회를 봉행하였으며 한 집에서 한가지 요리를 준비해 오는 파트락 형식의 저녁 공양을 나누었습니다. 정각사는 풍광이 아름다운 사찰로 유명하였으나 신도분들이 준비한 음식도 맛이 최고인 것이 이번 초파일 법회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다음은 불기 2562년 시애틀 정각사 초파일 법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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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 경사스런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대한불교 조계종 시애틀 정각사에서 여러분들과 법담을 나누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스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린 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뉴욕에서 활동 중인 국제포교사라고 저를 소개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예, 지금까지 조계종에서 국제포교사를 22기까지 배출하였는데요, 제가 3기로 수료하여 이 분야에서는 상당히 고참에 속하고요, 많은 분들이 국제포교사로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꿈을 갖고 입문하는데, 한국에서 국제포교사 타이틀을 품수받고 실제로 저처럼 부처님 사업을 풀타임으로 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전무후무한 것같습니다. 저는 직장에 다녀본 적도 없고 불교에 귀의한 후 이상하게 부처님 일과 인연이 이어져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십여년 전 전봇대에 붙어 있던 조계사 불교대학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고 불교에 입문하게 된 때를 생각하면 오늘 정각사 초파일 법회에서 이렇게 말씀을 나누게 된 것은 엄청난 변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각사는 제가 2009년도에 조계종의 위탁을 받아서 실시했던 조계종 해외사찰 현황조사의 일환으로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저 혼자 자동차를 타고 뉴욕에서부터 필라델피아, 버지니아, 조지아, 텍사스, 아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오레건을 거쳐서 왔습니다.당시 미국에 있는 모든 한국사찰을 방문했었는데, 거의 두 달 동안 차를 몰고 떠돌아다니니까 나중에는 제가 어디서 뭐하던 사람이었는지도 망각이 되는 듯하였습니다. 시애틀에서 콜로라도, 미조리, 시카고,미시건, 미네소타...이렇게 한국사찰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다 찾아뵈었고요, 캐나다 온타리오까지 투어를 마치고 프로젝트를 완수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뉴욕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했는데, 저보고 미국에서 어느 사찰이 가장 마음에 들었냐고 해서 제가 서슴없이 대답했습니다. 시애틀에 정각사라는 절이 가장 경관이 아름답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고 말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당시 제 얘기가 인연의 씨앗이 되어 정말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게 인과이자 가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초청해 주신 주지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니 부처님에 관한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은 누구인가요? 부처님은 깨달으신 분, 평생을 통해서 진리를 설하여주신 분,그래서 바로 나와 여러분들의 스승이십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축약해 보겠습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하신 말씀이 무엇일까요?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도다. 삼계가 괴로움에 빠져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

어떤 사람들은 이 말씀을 오해해서 부처님이 오만하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여기서 나홀로 존귀하다라는 말씀의 뜻은, 우리 인간 모두가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육도윤회의 세상에서 오직 인간만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셨고, 수행과 득도를 통하여 부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우리들도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열심히 닦으면 우리도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게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첫 번째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은 무엇이었을까요? 법등명 자등명. 너희들은 마땅히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라.

불자는 부처님 법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삶의 여러 고비에서 나의 이익이나 또는 세속의 이념이 아니라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말씀에 의거해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로 불자된 도리인 것입니다. 그것이 법등명입니다. 알고 있는 법을 실행하기 위하여 자신의 결심을 양심에 비추는 일, 그것이 자등명입니다.세속의 기준에 손해가 되더라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양심으로써, 부처님이 제시해주신 기준에 의거하여 일상의 대소사들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일이 바로 법등명 자등명입니다.

부처님은 태어나서 열반에 드실 때까지 팔만사천 가지의 법을 설하셨다고 합니다. 깨달음을 얻으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45년간 투어를 하시면서 남기셨던 수많은 설법들이 경전으로 남아서 해인사 장경각에 팔만대장경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법등명 자등명은 이 많은 법문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해낼 수 있습니다.평소에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고 싶어도 배운 게 없고 공부한 게 없으면 따를 수가 없겠지요.

팔만사천 부처님 법을 모두 공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많은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나에게 지침이 되는 가르침, 내가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부처님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이런 가르침 하나씩은 갖고 계셔야 부처님의 좋은 제자가 아닐까...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은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가르침 가운데 하나는 “공”입니다. 영어로는 Emptiness,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실체가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인생이 허무한 것은 공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살 것같지만 생로병사를 겪어야 하는 우리의 모든 삶이 공입니다.부처님도 왕자로 태어나 모든 부귀영화를 버리고 부처가 되겠다고 발원하신 계기가 바로 생로병사라는 삶의 공성을 관찰하셨기 때문입니다. 제행무상이라고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가운데 영원한 것은 없고 고정된 것은 없다...이게 바로 공의 가르침입니다.

이러한 공의 가르침이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그 가르침을 우리 일상에 적용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린 지금 모두들 미국에 살고 계시니 미국에 대해서 공의 가르침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미주불교의 대 전법사이신 숭산스님께서 1984년도에 미국인들에게 하셨던 설법 가운데 한 구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하여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실 (미국에 대해서는) 무수한 생각들이 있다. 어떤 생각들은 어려움을 가져오고 어떤 생각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미국의 실체에 대한 하나의 생각에 집작한다면 우리는 편협해지며 반대의 세계가 나타날 것이다. 마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일어났던 것처럼. 어떠한 생각도 진정한 미국적 아이디어가 아니고 어떠한 상황도 진정한 미국적 상황이 아니며 어떠한 조건도 진정한 미국적 조건이 아닌 것이다.”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께서는 그렇지 않으시지만 많은 한국 분들 사이에서도 미국은 기독교 국가다...그런 주장을 하고 계시고요, 인종주의에 사로잡힌 일부 사람들은 미국이 마치 백인들의 국가인양 텃세를 부리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이자 자신들이 원하는 미국의 모습에 대한 집착에 불과합니다. 미국도 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들입니다. 숭산스님은 이러한 어리석음에 대해서 일침을 놓으시며 미국에서 펼쳐질 부처님의 가르침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습니다. 미국에선 적응을 잘해야 합니다. 적응이 바로 자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일입니다. 적응을 가장 잘 못하는 이민자는 과거의 상에 집착하는 분들입니다. 공의 가르침에 따르면 고정불변의 자아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분들은 한국에서 내가 뭐였는데..라는 상과 집착 때문에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민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민생활에 성공하신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 와서 안해 본 게 없다. 다시 말씀드리면, 고정된 실체로서의 아상을 벗어던지고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자신의 생존과 발전을 위하여 법에 어긋나는 일 빼고는 모든 일을 편견 없이 다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분들의 증언이 바로 “미국 와서 안 해본 게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을 미국인들은 개척정신Frontier Spirit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불법은 미국에 사는 우리들에게도 정확한 가르침으로 앞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진리는 이렇게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미국에 와서 살게 된 지난 20년간 본의 아니게 명함도 많이 바꿨습니다. 저는 미국에 오기 2년 전에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고 초발심의 열정이 가득할 때 국제포교사가 되었습니다. 능력도 실력도 없었지만 의기양양한 국제포교사로서 미국에 불교를 전파해보겠다는 치기만 가지고 도미하였습니다. 캔사스 주립대학이라는 학교의 대학원 과정으로 입학하였는데, 전공은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미국학이라는 과목이였습니다. 저희 학과에서는 미국문화의 다양한 국면들에 포커스를 맞추어 연구할 수 있었는데, 저는 미국인들이 믿고 수행하기 시작한 미국의 불교에 대해서 연구하였습니다. 공부를 해보니, 미국의 불교 역시 고정불변한 실체가 없으므로 내가 불교를 배워온 토양인 한국불교 역시 미국의 불교가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 무렵 뉴욕에 있는 뉴욕사원연합회에서 발행하는 <뉴욕불교>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원력은 세웠으나 마땅히 방편이 없었는데, 부처님의 가피로 뉴욕에 진출하여 불교잡지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막상 고귀한 원력을 펼치고자 뉴욕에 진출하였으나 실상은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은 열심히 하였으나 뉴욕의 물가가 너무나 비쌌고 그에 비해 월급은 너무나 적었습니다. 그나마 이년도 못되어 잡지가 문을 닫게 되었고,학교생활만 했던 저는 막막한 뉴욕에서 자립해야 했습니다. 이때부터 영주권을 받을 때까지 5년간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같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저 역시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악전고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부처님 사업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뉴욕 뉴저지 인근의 청소년 불자들을 규합하여 자원봉사활동의 인솔자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행하였고, 이 아이들의 대학입학에 필요한 봉사기록 및 추천장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약 5년동안 하였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의 불교문화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Dharma BOOM of America라는 법인을 만들어 불교용품과 불교서적을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미국에서 불교사업으로는 먹고 살 수 없으니 돈이 되는 일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떠올린 것이 지장보살이었습니다. 지옥 문앞에서 중생구제를 위해 보살행을 하시는 지장보살도 있는데,단 한사람의 절박한 소비자가 있을지라도 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뜻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또 누군가가 얘기했습니다. 부처님 사업을 하면 가난할 수 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이 부처님의 뜻일까? 대답은 자명하였습니다. 부처님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라고 말입니다. 내가 게으르고 능력이 없어서 사업이 번창하지 못하는 것을 부처님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정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무렵 제가 운영하는 Dharma BOOM of America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표현하는 한마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미대륙을 불국정토로!

우리는 한국인 불자로서, 미국에서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있는 이곳을 불국정토로 만드는 일입니다. 고정관념 속의 미국이 아닌, 부처님의 진리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미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사업체, 이 넓은 나라에 부처님의 법, 즉 다르마가 붐을 이룰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Dharma BOOM of America의 대표로서 명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2004년 초, 뉴욕불교 잡지를 한참 신심 나게 만들던 때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워싱턴에 보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곳의 주지 스님이셨던 경암스님께서 저에게 한번 내려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큰스님께서 부르셔서 기차를 타고 갔습니다. 갔더니 스님께서 십여년간 발행하셨던 <미주불교신문>이라는 매체가 있는데, 이것을 맡아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의 능력을 높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당장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 다음 기회를 봐야겠다고 정중히 사양하였습니다. 경암스님은 제 얘기를 흔쾌히 받아들이시면서 언제건 인연이 되면 같이 일해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11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 역시 힘든 시절을 거쳤고 경암스님 역시 많은 우환을 겪고 계셨지만 이제는 때가 되었다는 것을 서로가 알 수 있었습니다. 그해 초파일 스님께서는 저를 10여년간 휴간되었던 <미주불교신문>의 편집국장으로 임명하셨고 경암스님과 저는 오랜 세월을 건너뛰어 서로에 대한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미주불교신문은 조계종 해외포교사업을 위한 지원금과 미전역 사찰의 전폭적인 성원으로 <2012 미주한국불교 총람>이라는 책자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표지에 <우리의 인연은 축복입니다>라는 문안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부처님의 제자들입니다. 부처님의 진리를 삶의 방편으로 이생의 행복과 내생의 해탈을 추구하는 도반입니다. 그리고 사찰과 교계는 그러한 도반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미주한국불교를 구성하는 단체와 개인들은 서로가 너무나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미주한국불교 총람>을 만들어 미주불교 커뮤니티의 성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인연이 축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 책에 담아 1만권을 무료 배포하였습니다.

2013년에는 온라인 미주불교신문을 개통하여 새로운 포맷으로 미주불교신문을 복간하는 성과를 보았습니다. 이렇게 경암스님과 마음을 맞춰 새 출발을 하였던 미주불교신문은 2014년 갑자기 큰 우환을 겪게 되었습니다. 저를 편집국장으로 끌어주시던 발행인 경암스님이 갑자기 입적하셨기 때문입니다. 계실 때는 몰랐는데 안계시니까 그 존재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주지스님 입적후 신도분들이 두 패로 나뉘어 사찰 운영권을 두고 갈등을 겪다가 결국은 사찰이 은행에 경매로 넘어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싸움이 한번 일어나면 아무리 친했던 사람들도 하루아침에 남남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실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미국의 여러 사찰들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들을 보면서 부드러운 세대교체가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 일인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공의 핵심인 변화는 그 주체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는가에 따라서 고통도 따르고 심지어는 공멸에 이르기도 합니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토양에서 불교가 뿌리내리는 과정에 겪게 되는 불가피한 시행착오의 일환이지만 그 대가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갑자기 고아가 된 미주불교신문 역시 여러 외압에 시달렸습니다. 이것도 롱스토리인데, 시간관계상 결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발행인이 돌아가신 후 약 3년간 이름만 딸랑 남은 미주불교신문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였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운영자인 제가 재정적으로 살아남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인지 묘하게 해결책이 나왔습니다. 제가 불교용품이나 불교서적을 판매하다 보니 주변 불자들께서 꼭 불교서적이 아니더라도 뭐든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에게 구해달라고 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저 역시 부처님 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좋은 특산물들을 알게 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캘리포니아에서 나오는 대추와 곶감과 매실을 가까운 불자 여러분들에게 공급하는 일이었습니다. 경암스님도 생전에 저에게 재정지원은 못하셨지만 법문하실 때 광고도 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또한 미주불교신문의 활동자금이 마련되기도 하였습니다. 불교용품은 아니지만 불교인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며 저의 불교활동에 기반도 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되어 정식 사업체로 출범을 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회사 이름은 보림사에서 따온 보림 식품. 저는 경암스님으로부터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유산, 보림이라는 소중한 이름을 물려받았습니다.

보림이란, 깨달음을 얻은 이후의 수행과 삶의 양식을 의미합니다. 깨달은 자도 먹어야 하는데, 깨달은 자에게 걸맞는 음식은 무엇인가? 이것을 우리 불자들과 함께 먹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난 이삼년간 식품에 관련된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보림식품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주불교신문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주불교신문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어느 날 문득 미주불교신문을 대표할 수 있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정견제일 & 수처작주

신문이니 당연히 진리와 정견에 의거하여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팔정도의 넘버 원,그것을 제일 잘하는 부처님의 제자, 이것이 바로 미주불교신문입니다.

그리고 수처작주란, 임제스님의 가르침으로서, 어디에 있든지 주인이 되어라, 그것이 바로 진리이다..라는 뜻으로서 공의 원리에 부합하면서도 우리 미주한인 불자들에게 딱 맞는 가르침이라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미국사회에서 객으로 살고 있는 소수계 이민자가 아니다. 그리고 불교는 미국에서 아시아 이민자들의 향수나 달래는 마이너리티 종교가 아니라 미국사회의 메인스트림을 지배할 미래의 종교이다. 우린 그들보다 백년이나 이백년 정도 앞서서 부처님을 시봉하고 있는, 말하자면 선구자다. 이러한 생각을 하니까 우리는 적어도 이곳에서 불교인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방향을 정하고 나니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가깝게 지내시던 거사님들과 보림사 전 신도분들이 기금을 모아주셔서 뉴욕에서 새롭게 비영리단체를 설립하였고 IRS 세금감면 기관으로 승인받았습니다. 또한 십여년 전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을 지원했던 경험을 살려서 자원봉사 대통령상 인증기관으로서 승인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주류사회에서 미주불교신문이 정식 언론으로서 인정을 받아 지난 5월에는 New York Press Club의 회원으로 가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원력을 가지고 정진하니 문이 열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시 공으로 돌아가 한 말씀 드립니다. 이 세상에 영원하고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면, 그 변화를 만들고 이끄는 것은 누구인가요? 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우리는 숙명처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견뎌내기만 해야 할 것인가요?

생로병사의 현실을 부처님은 여실직견하시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화두를 들고 수행하셔서 결국에는 해탈열반의 길을 찾아내셨습니다. 중생이 부처가 되는 적극적인 변화의 길을 만들어 보여주셨습니다.

요즘 미주불교계가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일까요? 대책 없이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라는 것이 공의 가르침일까요?

공의 가르침은 현실을 인식하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라는 뜻입니다. 법등명 자등명의 가르침처럼 운명은 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과의 가르침처럼 미래는 나의 행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정각사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줬더니 다들 오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경관이 좋은 시애틀 최고의 한국사찰에도 고민이 있습니다. 주지스님께서 이 사찰의 미래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계십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진리와 가치입니다. 며칠 동안 주지스님과 지내면서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법에 투철하신 스님이시고 이 도량을 일구는데 일생을 헌신하신 스님이시란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 모두가 계승하여 지켜내야 할 가치입니다. 미주불교신문이 저까지 3대에 걸쳐 이어져 오고 있는 것도 제 앞에 계셨던 숭산스님과 도철스님과 경암스님의 원력과 그분들이 추구하셨던 가치를 지켜나가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원력을 유산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후임자의 도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영원하고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는 공의 원리를 우리에게 이익되게 활용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각사는 영원합니다. 창건주이신 정업스님의 원력과 가치를 금강석처럼 지켜나가면서 보다 많은 중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도량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정각사의 발전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저 역시 멀리에 있는 사람이지만 정각사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생각지도 않게 스님께서 초대하셔서 오늘같이 귀한 날 저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셨는데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좋은 일꾼들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부처님 말씀을 세상에 전하고 정각사를 지켜나가기 위한 좋은 일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절에는 원로이신 정장화 보살님의 아드님 이교준 거사님이 저와 같은 국제포교사로서 품수받고 공부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한번 뵙고 싶습니다. 이런 모든 분들의 힘들이 모여서 미대륙이 불국정토가 되는,그러한 기적과 같은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의 주인공이고 미래의 개척자입니다. 공은 희망입니다.

어제 그제 스님을 도와서 절일을 하면서 공이 어떠한 모습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정각사에는 그루터기가 많이 있더군요. 고목이 잘린 자리에서 이끼와 풀과 꽃과 고사리와 버섯이 새로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참 독특하면서도 상징적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삶도 공이고 죽음도 공이고 삶과 죽음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풍광으로 법문하는 정각사의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그루터기에 앉아서 참선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였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다 함께 천상천하 유아독존, 법등명자등명 하면서 이 세상의 변화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삶을 살아가실 것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5월 19일
시애틀 정각사 부처님오신날 기념

이종권
미주불교신문 편집국장
Dharma BOOM of America 대표
보림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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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더불어 정신건강 클리닉 - 본지 후원기업 제 2호    편집장 2019/05/01 125 538
59  보림식품 - 본지 후원기업 제 1호  [5]  편집장 2019/01/04 165 610
58  전통등 전시회와 본지의 향후 계획    편집장 2018/11/01 169 564
57  미주한국불교 디렉토리 재정비 - 모든 사찰 & 단체에 게시판 부여    편집장 2018/08/01 201 1061
56  미주불교신문 현황 및 운영방침    편집장 2018/07/28 189 606
55  본지, 재출발 선언 – 전국 사찰 및 단체에 메일 발송    편집장 2018/07/27 185 543
54  본지, The New York Press Club 입성    편집장 2018/06/05 296 784
 편집국장, 시애틀 정각사 초파일 기념 법문    편집장 2018/05/26 548 1983
52  본지, 티벳불교 동영상 한국어 번역 지원 성료    편집장 2018/03/31 967 2986
51  본지, 전자결재 후원시스템 장착    편집장 2018/03/19 1154 2652
50  미주불교신문 약사 정리    편집장 2018/03/14 1056 2874
49  본지, 자원봉사 공식 인증기관으로 승인 – 백악관 산하 PVSA에서 통보    편집장 2018/03/10 970 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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