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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Note from Alaska



도고마성 (道高魔盛)
편집장  2016-04-23 00:47:37, 조회 : 4,437, 추천 :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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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는 사진은 알라스카에 있는 디날리산(Denali)입니다. 전에는 맥킨리산(Mount McKinley)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산은 해발고도가 6190 m 로서 북미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서 알라스카의 내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있고 구름에 낀 날이 많아서 산 정상을 제대로 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여름에는 곰, 산양, 무스 등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했던 산악인 고상돈 대장이 1979년 디날리산 등정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런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던가요. 고상돈 대장은 하산중에 사고로 인해 이 산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호사다마 (好事多魔) 라고 하죠.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다는 뜻입니다. 불교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는 말입니다. 도가 높으면 마가 성한다라는 뜻이로서, 수행이 깊어지고 도의 경지가 높아질수록 수행을 방해하는 마장도 더 심해진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서 결승전으로 향해 올라갈수록 더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6년간 고행을 하는 동안 마왕 파순의 유혹을 수없이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결국 중도를 깨우치시고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이루실 때 마왕 파순은 본격적으로 부처님의 성도를 방해하기 위해 유혹과 공격을 하게 됩니다. 마왕은 자신의 세 딸인 탄하(Taṇhā: 탐욕), 아라띠(Arati: 혐오)와, 라가(Rāga: 욕망)를 보내 부처님을 유혹하여 파멸시키고자 합니다.
  
마와 파순의 세 딸들은 요염한 자태로 부처님께 다가가 부처님을 유혹합니다. “남자들의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소녀를 좋아하고, 어떤 이는 한창 물오른 처녀를, 어떤 이는 중년의 여인을, 어떤 이는 중년을 넘긴 여인을 좋아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해서 그를 유혹해야 한다.”고 한 후 신통력으로 각각 100명의 여인들의 모습으로 변장하였습니다. 온갖 교태로 부처님을 유혹하게 됩니다만 부처님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들이 물러가지 않자 이렇게 타이릅니다. “너희들의 형체는 비록 좋더라도 마음이 단정하지 못함이 마치 그림으로 그러진  병속에 담긴 더러운 독과 같도다. 장차 저절로 무너질 터인데 무슨 기특한 것이 있겠느냐. 너희들은 일부러 와서 남의 선한 뜻을 어지럽히니 깨끗한 종자들이 아니로다. 가죽 주머니에서 냄새나는 것을 담아 와서 무엇을 하려느냐? 떠나거라, 나한테는 쓸 데 없느니라." 이렇게 말하자 마왕의 세 딸은 모두 추한 노파로 변해 탄식하며 물러갔습니다. 다급해진 마왕은 군대를 동원하여 부처님을 향해 창, 칼, 불화살, 돌을 던지며 번개와 우박을 내리쏟아 수행을 방해하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부처님은 무상정등각을 이루게 됩니다.

이후에도 부처님은 외도들에게 많은 모함을 당하기도 하였고, 부처님이 법문을 하러 가면 방해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라훌라는 외도들이 발우로 머리를 내리쳐서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른 적도 있으며, 심지어 제자 목련존자가 살해당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장은 도가 높은 분들에게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같은 중생들에게도 늘 마장의 방해가 있고 유혹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절에서도 많은 마장을 만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법당에서 기도를 하는데 옆에서 기도하는 사람의 염주소리가 귀에 거슬린다던지 혹은 옆에서 염불하는 신도분의 목소리가 자신의 기도를 방해한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그런 문제로 서로 언쟁을 하는 경우도 봅니다. 이런 것도 마장에 속하는 것입니다. 나의 기도와 수행을 방해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스님의 좋은 법문을 듣고 발심을 하였더라도 법당에서 나오는 순간 옆에서 누가 밀치거나 혹은 자신의 신발을 내동댕이쳤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좀 전에 냈던 신심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아주 사소한 일에 다시 중생심을 일으킨 것입니다. 부처님과 제자들처럼 목숨을 다투는 위협은 아닐지라도 사소한 감정적인 일들이 바로 마장처럼 다가오는 것입니다.

마장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찾아오는 마장도 있습니다. 마음잡고 기도를 하고 경전을 읽으려고 하는데 친구한테서 술 한 잔 하자는 전화가 온다던지, 참선을 하는데 방석이 불편하다든지 등등 참으로 많은 핑계거리들이 방해를 하게 됩니다. 또한, 100일 기도를 시작했지만 결국 100일을 못 채운다던가 하는 일도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 역시 오랜만에 책 좀 보려고 하는데 옆에서 티비를 크게 켜서 책보는 데 방해가 된다고 짜증냈던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마장이라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외부적 방해요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과 어리석음에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심이 부족하거나 원력이 약한 경우 우리는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끈기 있게 정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전에 보면 마왕의 열 가지 군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감각적 욕망, 지루함, 배고픔과 갈증, 갈애, 나태, 공포, 의심, 고집과 악의, 잘못 얻어진 명성 이득 명예 평판, 자신을 칭찬함과 남을 멸시함. 이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을 잘못 사용해서 나타나는 것이지 마왕이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지혜를 개발하면 내 자신이 바로 보살이 되는 것입니다. 마왕도 내가 만드는 것이요 보살도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으니 절대로 마음 밖에서 따로 진리를 구하거나 마장을 탓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왕삼매론에서는 이렇게 이르고 있습니다.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오늘부터라도 정말 열심히 수행하고, 기도하고, 경전 공부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한 번도 자신을 방해하는 마장이 없었다면 어쩌면 그만큼 열심히 수행하거나 마음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말도 됩니다. 마장에 걸릴 각오를 하고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불제자가 되길 오늘도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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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2
11: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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