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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Note from Alaska



처음 다짐한 마음을 잊지 말자.
편집장  2017-02-09 20:37:07, 조회 : 3,881, 추천 : 1522

벌써 정유년 (丁酉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초부터 전세계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알라스카에도 폭설이 내렸으나 늘상 있는 일이라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상이변 때문이지 평소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던 다른 지역에서 격는 불편함은 거의 재난 수준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강추위, 폭설, 폭우 같은 자연재해에 모두들 대비하여 올 한해도 무사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와서 세상이 고요하면 참선이나 기도를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 제공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사찰들은 산에 있듯이 중국에도 유명 사찰들은 산에 있는 것을 자주 볼수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에는 춥고 눈덮힌 히말라야에 수많은 수행자들이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정말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그다지 야외에서 활동할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산속에 수행자가 많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춥고 눈이 많이 올때면 설산동자 이야기가 떠오르곤 합니다.
부처님의 전생담을 담은 ‘자타카’ 중에 부처님이 보살로서 삶을 살았을 때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바친 ‘투신(投身)설화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과거 전생에 ‘설산동자’라는 청년수행자로 살던 때 어느 날  산속에서 좌선중에 있었는데 어떤 노래가 들려 왔습니다. 그 노래소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제행무상 (諸行無常) 시생멸법 (是生滅法)  이세상 모든 것은 항상함이 없으니,  태어나 죽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라네.”
  
설산동자는 이 노래소리를 듣고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그런데 뒷 구절이 잘 들리지 않아 매우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매우 험상궂게 생긴 나찰이 나타나서 “내가 지금 배가 고프다. 노래가 더 듣고 싶으면 고기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설산동자는 자기목숨을 주기로 하고 마지막 구절을 알려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이에 나찰은 다음과 같이 읊었습니다.
  
“생멸멸이적멸위락 (生滅滅已 寂滅爲樂) 나고 죽는 그 일마저 사라져버리면 고요하고 진정한 열반의 즐거움이 있네.”

이 구절을 듣자 설산동자는 깨달음을 얻었고 다른 사람을 위해 그 게송을 나무와 바위에 써놓고, 약속대로 나찰의 먹이가 되기위해 절벽에서 몸을 허공으로 날렸습니다. 이때 나찰은 갑자기 제석천으로 변하여 그의 몸을 받아 살려내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생과 사를 뛰어넘는 깨달음을 얻기위한 설산동자의 신심과 불퇴전의 구도의 정신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논어 論語이인편(里仁篇)에 공자께서 조문도 석사가의(朝楣 夕死可矣)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또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구도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하나뿐인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것은 세속에 대한 모든 집착을 떠나야 가능한 것이기에 일반인이 상상할수 있는 경지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부처님은 어떤 신심과 노력을 했기에 그러한 경지에서 물러서지 않았던 것일까요.
통일신라시대의 유명한 스님인 의상대사(義湘大師625∼702) 가 우주근본인 법성의 도리(법계 성품세계의 진리)를 게송으로 지은 법성게(法性偈)에 보면  초발심시변정각 (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처음 믿는 마음을 낼때가 곧 깨달음이다, 라는 뜻입니다. 설산동자가 끝까지 발심한 것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수 있었던 것입니다. 깨닫겠다는 한 생각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 정각(깨달음)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한 생각 일으키는 것이 바로 원인(原因)이 되고 곧 결과(果)로 이어지는 것이므로, 초발심이 원인 (原因)이 되고 열반(정각)은 결과 (結果)가 되는 것입니다.

본래 부처와 중생의 마음(본성)은 둘이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등하지만, 무명으로 불성이 덮인 중생으로서는 깨닫겠다는 생각 일으켜 짓지 않고서는 구경각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초심을 잃지 말자, 라고 말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은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많이 하는데, 사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입니다. 연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을 합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던가, 금연을 계획한다던가,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고 해서 그 결심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은 드뭅니다. 실제로 금연을 스스로 성공한 사람은 1% 정도뿐이라고 하니 결심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수 있습니다. 초발심을 잊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고 초발심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정진인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처음 다짐한 결심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승불교에서는 보살행을 닦아 부처가 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보살행을 닦는 사람도 보살이라고 합니다. 보살들이 원하는 것 혹은 다짐한 것을 서원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서원을 유지하기위해서는 큰 힘이 필요한데 그것을 원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수경에는 원력홍심상호신(願力弘深相好身)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보살의 원력이 크고 깊어서 마치 부처님의 모습 같다는 뜻입니다. 옛말이 이르길 원력은 능히 업력을 제압한다고 합니다. 업장소멸을 하고 번뇌 망상을 없애려 한다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원력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초발심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올 한해는 처음 세운 그 결심을 잊지말고 좋은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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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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