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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Note from Alaska



초파일 불자
편집장  2016-07-06 11:00:13, 조회 : 4,003, 추천 : 1505


이제 알라스카도 완연한 여름 날씨가 되었습니다. 겨우내 쌓였던 그 많던 눈이 어느새 다  없어져 버렸고 이제는 녹음이 우거지고 밤에도 대낮처럼 훤한 백야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겨울에도 강추위가 많이 줄어들었고 매년 여름이 조금씩 일찍 찾아오는 느낌이 듭니다.

여름이 되면 알라스카에는 태평양에서 다 자란 연어들이 고향으로 찾아 와서 산란을 하게 됩니다. 연어는 알라스카의 산업과 경제에 아주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지만 야생동물과 생태계 보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알라스카 원주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야생동물들과 심지어 식물들이 생존하는데 있어서 연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크다고 합니다.

연어는 석유와 더불어 알라스카 산업에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원주민들이 연어를 훈제하여 보관했다가 겨울동안 식량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곰들도 여름동안 연어를 먹어 둬야 긴 겨울 동안 동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산란을 마친 연어는 강에서 죽게 되는데 그래서 강에 사는 미생물과 곤충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게 되고 그것들은 부화한 치어들에게 먹이가 됩니다. 또한 연어는  알라스카 생태계의 질소순환에 크게 기여하여 강물과 토양에 많은 질소와 미네날 성분을 공급하여 숲을 유지할수 있도록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것은 자연계가 중중무진 연기법에 의하여 서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수 있는 좋은 예이기도 합니다.

가끔 연어를 보면서 어떻게 자신이 태어난 강을 몇 년 후에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가끔은 멀리 있는 알라스카의 내륙이 아닌 그냥 가까운 육지의 강에 가서 산란하면 편할 텐데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연어들이 그랬다간 동료들이 없는 강에서 혼자 있을 수도 있고 그러면 번식을 하지 못하고 연어들은 멸종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신이 태어났던 곳에 다시 찾아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본능인 것입니다.

일 년에 한번 연어들이 떼를 지어 강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얼마전 지난 부처님 오신 날이 생각났습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음력 4월 8일이 석가탄신일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양력 5월 중에 보름달이 뜨는 날에 석가탄신일을 기념합니다. 이날이 되면 평소의 10배 이상의 불자들이 전국 각 사찰을 찾게 됩니다. 그걸 보면서 마치 연어들이 1년에 한번 강을 찾아 오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연어들이 고향을 찾듯이 불자들도 본능적으로 잊지 않고 부처님을 찾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일 년에 한번 석가탄신일에만 절에 가는 불자들을 흔히 '초파일 불자'라고 합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는 초파일 불자나 다름없었습니다. 주로 백중이나 석가탄신일처럼 큰 행사가 있는 날에만 절에 갔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늘 당당하게 내 자신은 불자이고 불교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겉멋만 들었던 불자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생 시절에 참가했던 어느 법회를 계기로 이와 같은 저의 태도를 크게 반성했던 적이 있습니다. 법회에서 의례 진행되는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독송을 옆에 있는 다른 대학생들은 외워서 독송하는 데 큰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스스로 불교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상은 반야심경도 외우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내 자신이 굉장히 부끄럽고 무늬만 불자였구나 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열심히 반야심경을 읽고 해석하고 외우게 되어 그 다음 법회때부터는 반야심경을 암송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이라고 하면 그냥 신앙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연중행사처럼 특별한 날에만 절에 가서 법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충분한 신앙생활을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큰일을 앞두고 기도할 때만 절을 찾는 불자들도 꽤 있습니다. 이러한 신앙생활은 자기 편의 위주의 신앙생활이고 뭔가 아쉬울 때만 찾는 자기 중심적인 신앙생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야심경이나 천수경의 깊은 도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무아가 어떻고 공한 도리가 어떻고 인연법이 어떻고 너무 쉽게 말을 하면서 실제적으로는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난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반야심경은 반야부 경전 중에서 핵심이 되는 경전이라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제대로 이해하는데 10년은 걸린 듯 합니다. 인도에 가서 경전을 들고오신 현장 법사는 당나라에 귀국하자마자 제일 먼저 반야심경을 번역했다는 일화는 반야심경이 얼마나 심오하고 핵심적인 경전인지를 말해줍니다. 공한 도리를 깨우쳐 모든 고액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핵심원리는 굉장히 충격적인 가르침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석가 세존께서 말씀하시길 “동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나무는 언제 넘어져도 반드시 동쪽으로 넘어지듯이, 부처님 진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신심 두터운 사람은 언제 어떻게 목숨이 끝나도 부처님 나라에 태어나느니라" 라고 하셨습니다. 공부도 그렇고 수행이라는 것도 관성의 법칙이 있어서 계속 꾸준히 노력할 때 좋은 결과가 성취되고 가피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초파일 불자로 남아 있어서는 관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추진력이 약해서 불도를 성취하기가 어려울 것이 분명합니다.

바쁜 현대 생활을 하다보면 자주 절에 찾아가서 법문을 듣고 마음을 닦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두 번 행사 때만 절에 찾아가는 것은 물론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평상시에도 늘 마음을 닦는 수행과 정진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몸에 베어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편한 시간에 절에 가서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답하면서 신앙생활이 깊이가 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날에만 신앙생활을 하려하거나 혹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려는 초파일 불자 수준에서 벗어나도록 결심해야합니다.  비록 자주 절에 가지 못하더라도 진정으로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고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불자라면 늘 불법을 가까이하고 마음을 닦는 수행과 정진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옛말에 선비는 3일 만에 봐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한다고 했습니다. 단 3일 동안이라도 학문이 높아지고 수양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불자라면 오랜만에 절에 가도 늘 수행한 사람처럼 여법하게 행동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겠습니다.

연어가 산란하러 몇년 후에 강에 올라오는 것은 그동안 태평양 바다에서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를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수천개의 알을 낳아 종족을 번식하듯이, 우리 불자들도 매년 초파일을 맞이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아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누리에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불제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by 임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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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14: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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